‘고객이 OK할때까지’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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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OK할때까지’ 뛴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09.20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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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내 등록된 로컬푸드 직매장 7곳, 정기 직거래장터 8곳
이 밖에 지역 로컬푸드 거래업체 많지만 사람들은 잘 몰라
김남운 두꺼비살림 이사장 /육성준 충청리뷰 기자

‘두꺼비살림’의 오작교 직원들

‘두꺼비살림’은 생산자협동조합이다. 청주 산남동을 중심으로 2014년부터 매장을 열고 손님들을 맞이한다. ‘두꺼비살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농민은 약 150명. 이들의 물품을 온라인상에 모인 소비자와 우연히 매장을 방문한 이들이 구매한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결고리는 매장을 운영하는 직원의 노력이다.

보통 생협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회원들은 1년에 2만원에서 5만원사이의 연회비를 낸다. ‘공부를 하려면 돈을 들여야 돈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한다’는 우스갯소리처럼 회비를 낸 사람들은 의무적이지 않더라도 매장을 찾는다. 그렇지만 ‘두꺼비살림’에는 회비가 없다. 판매에 대해 소액의 수수료만 있다. 판매는 대게 ‘네이버밴드’에 모인 1500여명의 공동구매로 이뤄진다.

공동구매로 수량이 확정되면 직원들은 농민들에게 제품을 의뢰한다. 그러면 매일 오전 농부들이 물건을 싣고 매장을 방문한다. 그들 손에는 매장에서 주문한 물품과 농민들이 그냥 새벽 밭에서 준비해 온 신선채소들이 들려있다. 그러면 직원은 갑자기 입고된 상품들을 밴드에 올려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직원들의 눈은 늘 ‘네이버밴드’ 화면에 쏠려있다.

김남운 이사장은 “매장을 운영하는 직원들의 고생이 많다. 근무여건이 열악하지만 뜻있는 사람이 모여 일당백으로 활동한다”며 직원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정작 김 이사장은 ‘두꺼비살림’에서 일한지 1년이 채 안된 새내기다. 그는 올해 두꺼비살림에 둥지를 틀었다. 이전에는 전국농민회 충북도연맹에서 활동했다. 또한 10년 넘게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다. 지금은 ‘두꺼비살림’ 이사장으로 투잡을 뛰고 있다.

김 이사장은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을 도맡아 한다. 그 덕에 매장직원들은 ‘네이버밴드’ 화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매출도 상승세다. 2014년 3억원, 2017년 4억원 그리고 올해는 5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그는 “직원들의 노력으로 농민들은 ‘두꺼비살림’의 조직된 소비자들로 인해 또 다른 판로가 생겨서 좋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일 새로운 제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며 ‘두꺼비살림’의 매력을 설명했다. ‘두꺼비살림’은 농민들에게 복수생협을 허용한다. 복수생협은 한 농민이 한 개 이상의 생산자협동조합과 계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복수생협 불허는 업계의 일종의 불문율인데 ‘두꺼비살림’은 이를 깼다.

잘 나가는 매장이지만 시련도 있었다. 2016년 청주시가 당초 지원했던 전세자금을 회수하면서 매장을 그만둘지 이전할지를 두고 고민을 한 것. 결국 ‘두꺼비살림’은 유동인구가 많고 지나다니며 눈에 잘 띄던 큰길가의 매장을 떠나 골목으로 들어왔다.

지나가다 들리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었기에 직원들은 ‘두꺼비살림’을 알리는 활동에 더 열을 올렸다. 그 결과 2016년 700여명이었던 ‘네이버밴드’ 회원수는 오늘(18일)까지 1541명이다.

‘두꺼비살림’에는 농민과 소비자를 잇는 생협의 본 취지가 살아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직원들은 늘 분주하다. 인근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부족한 게 많다. 하지만 ‘두꺼비살림’은 이를 따라가지 않는다. 여기에 매료된 소비자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두꺼비살림’을 찾는다.

 

 

‘찾았다 맛있는 과일’ 박남실(왼쪽), 김남효 부부 /권영석 충청리뷰 기자

로컬푸드 고집하는 ‘찾았다 맛있는 과일’

‘찾았다 맛있는 과일’은 협동조합이 아니다. 박남실 대표가 인근 밭과 공판장을 돌며 과일을 떼다 파는 과일가게다. 청주 율량동에 위치한 매장은 2016년 12월 문을 열었다. ‘찾았다 맛있는 과일’은 고품질 제철과일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주로 취급하는 과일은 사과, 배, 딸기, 귤, 수박, 복숭아 등이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귤이나 키위 등의 과일도 판매한다. 하지만 박 대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은 우선 소비하려 노력한다”며 물품 구입의 원칙을 설명했다. 올 여름에도 흥덕구 인근의 몇몇 복숭아밭과 계약해 5kg 상자 4000박스를 판매했다. 현재는 보은의 농가들과 계약해 10kg 상자 1500자를 공급받았다.

그는 “로컬푸드를 소비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지만 전량을 소화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50%이상은 로컬 과일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일주일에 한두번 농가에서 매장까지 과일을 갖고 온다. 부족한 부분은 그가 공판장에서 물건을 수급한다. 그는 “청주 공판장보다는 대전 공판장을 더 찾는다. 인근에서 나는 품질 좋은 물건은 대부분 밭에서 가져오기 때문”라고 설명했다.

그 덕에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박 대표가 과일을 찾고 다니느라 밴드나 SNS등 온라인에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못하지만, 품질 좋다고 입소문나서 충성도 높은 단골고객들이 생겼다. 납품을 의뢰하는 외식업체들도 많다. 현재 율량동에 위치한 한 대형 파티전문업체에 과일을 공급하고 있다.

인기의 비결에는 과일을 잘 고르는 박 대표의 능력이 있다. 매장을 열기 전 그는 과일 도매업을 했다. 소규모 농가를 찾아다니며 밭뙈기를 했다. 그래서 과일 구별하는 눈이 남들보다는 낫다고 자부한다. 10여 년간 도매업을 하며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4년 전 부인의 고향인 청주에 정착했다.

그는 “도매업을 하며 충북의 농장들과 거래가 많았다. 그래서 청주를 중심으로 영업을 확장하기 위해 거점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2년 전 매장을 열었다. 율량동의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일부러 찾는 고객이 더 많다.

박 대표는 앞으로 목표가 있다. 그는 “품질과 로컬푸드가 우선이라는 철학을 잃지 않고, ‘아침과일’ 형태의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침과일’은 밭에서 딴 싱싱한 과일을 소비자 집 앞까지 배달하는 것이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공판장 인근의 업체들이 젊은 엄마들에게 ‘아침과일서비스’를 판매한다. 아직 청주는 아직 시장이 열악한 상황. 박 대표도 매장을 열며 시도했지만 호응이 없어 잠시 접어둔 사업이라고 한다.

그는 “청주는 주변에 싱싱하고 고품질의 과일을 생산하는 과수원들이 많다. 여기서 난 것들을 집 앞까지 배달하는 형태의 사업이 앞으로 과일 로컬푸드가 나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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