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LNG발전소 건설사업, 마을 한 곳만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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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LNG발전소 건설사업, 마을 한 곳만 반대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2.02.1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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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마을, 동서발전과 ‘상호협력’ 약속…평곡2리만 빠져
음성천연가스발전소 부지 입구 도로를 막고 있는 음성읍 평곡2리 주민들. 나머지 반대대책위 소속 5개 마을은 한국동서발전과의 협약서에 서명하고 상호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속보=주변마을 반대로 지연되던 음성천연가스발전소(이하 음성LNG발전소) 건설사업이 해당마을들과 지난 8일 ‘이행협약’ 체결로 착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1월 19일 인터넷판, 음성LNG발전소 대화국면…반대위, 사실상 백지화 요구 철회. 기사 참조>

이번 협약은 지난달 18일 시행사인 한국동서발전과 발전소 부지 주변 6개마을 주민들과 열린 공식 대화의 후속 결과다. 1곳이 빠진 5개 마을 대표들이 서명한 이행협약서에는 발전소 건설 반대를 접고 상생 협력을 위한 조치들이 담겼다. 다만 발전소 부지와 가장 가까운 평곡2리는 서명에 동참하지 않았다. 평곡2리는 14일 마을회의를 열고 별도의 요구서를 동서발전에 전달한 것으로 전했다.

15일 이 마을 엄복세 이장은 “우리 마을이 피해가 가장 크다”면서 “회의 결과를 토대로 7,8개 항의 요구사항을 동서발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확실하게 결정된 게 없고 주민들 동의도 없는데 어떻게 협약서에 도장을 찍느냐”고 반문했다. 5개 마을과는 다른 입장이라는 주장이다. 요구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 “합의가 안 되고 주민 동의가 없으면 서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6개 마을 주민들로 구성돼 4년여 반대 투쟁을 이어온 반대대책위원회는 사실상 해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협약에 따라 시공사 측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15명의 주민 중 평곡2리 주민 외 9명에 대한 소 취하서를 대전고등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행사와 ‘협약’ 서명

마을 주민들과 음성군, 한국동서발전 측에 따르면 이번 ‘음성 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 협력에 관한 이행협약’은 7개 항으로 이루어졌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1항)은 가스터빈을 30% 이상 수소 혼소용 터빈을 설치하고 향후 관련 기술이 개발되면 이를 최우선으로 적용한다. 2항) 발전소 주변지역지원사업심의 지역위원회 위원 중 4명은 6개 마을 주민을 추천한다. 음성군은 군 조례 개정 및 심의지역위원회 구성 등 행정절차를 신속히 지원한다. 3항) 주변지역 주민들이 4년 동안 백지화 투쟁과 관련한 제반 비용에 대한 보상방안은 마을회와 사업시행자 쌍방 협의로 타결한다. 4항) 공사기간과 발전소 운영 시 환경감시단을 마을회와 음성군, 사업시행자로 즉시 구성해 활동한다. 환경감시단 활동에 필요한 기기 구매 및 활동비용은 사업시행자가 부담한다.

5항) 주민지원사업 추진 및 마을회별 요구사항 협의를 위한 실무협상단을 즉시 구성한다. 음성군은 행정지원, 시행사는 주민소득증대사업 최우선으로 검토하되 실무협상 필요시 수시로 개최한다. 각 마을회별 요구사항은 2022년 5월까지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한다. 실무협상단은 상호 협의 하에 계속 활동할 수 있다.

6항, 기후솔루션의 가스발전으로 인한 대기오염 및 건강피해 보고서와 관련해 마을회와 음성군이 협의 검증기관을 선정해 수행한다. 필요시 시행자도 별도의 전문기관을 선정해 비교 검증할 수 있다. 비용은 사업시행자가 부담한다. 7항, 마을회는 반대 투쟁 활동을 중단하고 건설사업 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협조한다.

시공사, 9명 소 취하

협약서에는 대책위 위원장인 평곡2리 엄 이장을 제외한 평곡1리, 평곡4리, 석인1리, 석인2리, 충도1리 각 이장이 서명했다. 시행사인 한국동서발전 이영찬 음성그린에너지 건설본부장도 서명했다. 음성군의 조병옥 군수는 서명하지 않았다. 조 군수는 평곡2리 서명 여부를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약은 서명한 날로부터 효력이 발생하고 공증까지 하도록 돼있다.

앞서 음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공식 대화에는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질의응답 방식의 대화를 가졌다. 대화에서 5개 항의 주민 요구가 공개됐고 동서발전은 이를 즉각 수용해 이번 협약까지 이어지는 단초가 됐다. 요구 사항은 △진정성 있는 사과 △반대주민 상대 민·형사상 소송 취하 △환경피해 예상에 대한 전문기관에 의한 진단 △상시 대화창구 개설 △주민 정신적·육체적 피해 보상이다. 대화에 앞서 동서발전 이승현 부사장과 이영찬 본부장, 전준모 본사 건설처장은 주민들 앞에서 사과의 의미로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대화 자리는 조병옥 군수의 물밑 중재로 마련됐다.

음성LNG발전소 건설사업은 음성읍 평곡리 일원에 약 1조2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122MW급 발전소를 설치·운영하는 계획이다. 오는 2024년 12월 말까지 1호기, 2026년 12월 말까지 2호기를 설치·운영 할 계획이다.

한편, 15일 오후 현재 평곡2리 주민들은 발전소 부지 입구 각 방면 도로에 건설 장비 및 철망 등을 설치하고 진입을 시도하는 시공사 측과 대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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