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지사 친일파 발언 68.1% 비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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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지사 친일파 발언 68.1% 비공감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3.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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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별로 격차 커져, 60대 이상에선 47.2%가 공감
30~40대는 15%만 공감…“세대별 진영논리 공고해”
김승환 교수 “이완용의 ‘기꺼이 친일’과 같은 논법“

김영환 충청북도지사의 파격적인 소통방식에 도민들은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민선 30여 년 동안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인 데다, 상상의 범주마저도 벗어날 만큼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밤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하던 속이 뚫렸다는 주민도 있(). 어미에 과거형을 겸해 쓴 것은, 최근 김영환 지사의 소통방식에 피로감을 느끼는 주민들도 늘고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성급하고, 내용이 정제되지 않아서 당황스럽다거나 심지어 황당하다는 반응도 있을 정도다. 특히 일제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배상을 결정한 윤석열 대통령을 두둔하며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는 글을 쓴 것에 관해서는 충북도민으로서 수치스러움을 느낀다는 반응이 분출됐다.

충청리뷰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20232(1/4분기) 정례 여론조사의 지역 현안 조사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중심으로 한 닺체장의 SNS 소통에 관해 물었다. 김승환 충북대 명예교수 이효성 청주대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 정상호 서원대 사회교육과 교수가 조사의 행간을 안내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했다.


SNS 소통엔 절반 이상 긍정

선출직 공무원들 대부분은 SNS 채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를 전담하는 담당자가 있고, 이 경우 누가 봐도 표가 나기 마련이다. 일부 인사들은 아예 홍보담당자가 관리하는 채널임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김영환 충북지사는 야인 시절부터 오랜 기간 사용하던 유튜브, 페이스북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계정만 그대로인 게 아니라 소통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가 없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이 지사의 페이스북에 알람을 설정하고 밤낮으로 살핀다고 할 정도로, 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대통령이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청주공항 활주로 들어눕겠다느니, “다시 감방 가게 생겼다느니 여과 없이 내지르는 화법은 나름대로 지지층의 환호작약을 끌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도 충북도민들은 이번 조사에서 귀하께서는 지자체장 등의 고위 공무원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이나 정책을 과감하게 소통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52.2%긍정적(매우 긍정적 15.0%, 대체로 긍정적 37.1%)’이라고 답했다.

이에 반해 부정적이라는 답변은 매우 부정적’ 15.7%, ‘대체로 부정적’ 21.3% 37.0%에 그쳤다. 김영환 충북지사를 특정하지 않은 질문이었지만 보수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의 59%긍정적이라고 답한 만큼 유권자들은 김영환 지사를 염두에 두고 대답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효성 청주대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는 질문에 과감하게 소통등의 단어가 있어 답변이 긍정적으로 유도된 측면도 있다면서 사실 정치인의 SNS는 소통한다기보다 유권자들의 그렇게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정상호 서원대 사회교육과 교수도 도지사도 넓은 의미에서 정치인이기 때문에, 활발한 소통은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절차를 지키고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9%, 친일파 발언했는지 몰라

현안 가운데 두 번째 질문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강제징용 피해자 3자 배상 해법에 대해, 김영환 충북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는 표현을 쓰며 입장을 밝혔습니다. 귀하께서는 이 사실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였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김영환 지사의 발언을 알고 있다는 유권자는 61.0%였다. 나머지는 39.0%모른다고 응답했는데, 모른다는 응답은 만 18~29세에서 67.7%, 30대에서는 57.9%, 20~30대에서만 모른다는 응답이 훨씬 높게 나왔다. 그만큼 젊은 층이 뉴스, 특히 지역뉴스에 관심이 낮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세 번째 질문 그렇다면 그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는 위 질문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응답한 61%에 대해서만 물었다. 이들 중 김 지사의 발언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매우 공감’ 12.1%, ‘어느 정도 공감’ 17.6% 등 도합 29.7%로 조사됐다. 도민 열 명 중 세 명은 친일파가 돼도 좋다는 김 지사의 편을 들었다는 얘기다.

이에 반해 비공감68.1%였는데, ‘전혀 공감하지 않음’ 58.5%, ‘별로 공감하지 않음9.6%, 열 명 중 일곱 명이 비공감, 그중 여섯 명은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층, 김 지사 SNS지지

이 질문에서도 연령대 별로 답변 성향이 극명하게 갈렸다. 60대 이상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7.2%가 김 지사의 발언에 공감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30대와 40대의 경우에는 공감한다가 각각 15.4%15.5%에 그치며 비공감80%대 중반에 달했다.

정상호 서원대 교수는 어떠한 질문을 던져도 91, 82라는 결과가 나올 수 없는 사회가 됐다자신이 속한 정당, 지지하는 정치인의 발언이나 주장이라면 가치관에 대한 해석도 달라지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효성 청주대 교수는 “‘나라()도 팔아먹겠다는 친일을 용인한다는 의미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지지하는 정당, 혐오하는 정당에 대한 복잡한 계산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너무 과장해서 해석하기는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김승환 충북대 명예교수는 도지사는 지역국가()의 대표로서 공자의 정명(正名)에 따라 예측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언행을 해야 한다과거지향적인 친일파로 오인될 수 있는 논란을 야기한 것은 잘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도지사가 반어법을 썼다고 했으나 국가와 민족에 이익이 된다면 친일하겠다는 논리는 이완용이 조선인과 대한제국에 이익이 된다면 친일하겠다고 말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질타했다.


■충청리뷰는 충북도민들의 여론을 듣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와 함께 정례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등 3인의 기관 단체장 평가와 지역현안에 대한 의견조사다.

올해 여론조사는 분기에 한 번씩 실시된다. 310~16일 충북도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551명을 대상으로 제2차 여론조사를 했다. 다만 청주시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청주시장 평가는 303명에게 물었다. 조사방법은 자동응답전화와 온라인을 혼용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이다. 문항별 결과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만 표기해 단순히 백분율을 합산한 결과와는 반올림 오차가 있을 수 있다. 조사결과는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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