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경계에 초대형 폐기물매립장 추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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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경계에 초대형 폐기물매립장 추진 반발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5.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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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동면에 축구장 50배 크기...일부 토지 매입 “주민들 결사 반대”

피해는 고스란히 하류지역 청주 몫, 양 지역 연대 반발 수위에 관심

 

청주시 경계지역인 천안시 동면 수남리에 축구장 50배 크기의 산업폐기물매립장이 추진돼 양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폐기물매립장 예정지
청주시 경계지역인 천안시 동면 수남리에 축구장 50배 크기의 산업폐기물매립장이 추진돼 양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폐기물매립장 예정지

 

충남 천안에서 가장 청정하다는 동면(東面)에 지정폐기물 매립장 건설이 추진되자 지역 주민들은 물론 천안시, 천안시의회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 지역에 폐기물 매립장이 조성되면 피해는 하류지역인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보여 오창지역 주민들의 반발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한 방송국 대주주인 모 건설사 계열사 천안에코파크()는 천안시 동면 수남리 924 서림산 기슭 36에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을 위해 토지 매수 중이다. 이 면적은 축구장(7140) 50배 크기이며 이중 매립 면적은 20에 달한다. 매립량은 400~600t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지역 주민의 큰 반발을 샀던 천안 5산단 폐기물 매립장보다도 8, 청주 에코비트그린(후기리)보다는 4배 큰 규모다.

업체 측이 해당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 등 공식적 접촉을 하지 않아 정확한 사업 진행 상황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일부 토지매입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지정폐기물 다 오나

 

천안에코파크는 사업계획안에 대해 천안시와 구두 상담하면서 에어돔(지붕형) 매립시설을 갖춰 지정폐기물과 사업장 일반 폐기물을 처리할 계획임을 밝혔다.

지정폐기물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유, 폐유기용재, 폐산, 폐알칼리, 폐석면, 의료폐기물, 폐농약 등을 말한다. 주변환경을 오염시키거나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물질이어서 주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동면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다.

이 마을 최병구 이장은 마을 전체가 지하수를 공동식수로 쓰고 있는데 대형 폐기물 매립장에서 침출수가 유출된다면 주민들의 삶이 파괴될 것이라며 지금도 퇴비공장에서 나오는 악취로 주민들이 두통을 호소하는데 폐기물 매립장까지 들어서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대에 엄청난 재해와 재앙을 물려줄 수 없기에 매립장 건설을 결사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역을 지역구로 하는 류제국 천안시의원은 전국의 악성 폐기물을 다 가져와 매립한다는 데 누가 용납하겠는가라며 주민들과 함께 매립장 건설을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천안시도 일단 부정적이다. 시 관계자는 폐기물 매립시설 허가 관련 서류(사업계획서 등)가 접수되면 주민 생활과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다른 법률 저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반대 입장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시의회도 오는 61일 열릴 임시회에서 동면 지정폐기물 매립장 설치 반대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충남 일? 의 일 아니다

 

 

동면에 대형 폐기물매립장이 조성되면 사실상의 피해는 지리적으로 하류지역인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폐기물 매립장 예정지에서 낮은 산 하나만 넘으면 오창읍 후기리다. 동면 수남리가 직선거리로 800m 떨어져 있다면 오창읍 후기2리는 300m 밖에 안된다.

동면의 물은 오창저수지를 거쳐 미호강으로 흐른다. 최병구 이장은 차여(수남리), 장송 1, 2, 죽계 1, 2, 덕성리 저수지 등 동면의 6개 저수지는 가뭄시 오창저수지 물을 펌핑해 농사용으로 쓰고 있다어떻게든 폐기물매립장을 막아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오창읍 후기리에는 폐기물매립장이 있어 주민들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다. 청주시 제2 매립장(생활 쓰레기)은 준공됐고 에코비트그린 폐기물 매립장(일반 사업장 폐기물)은 운영 중이다. 또 청주시가 불허했다가 2심에서 패한 에코비트에너지청원 소각장 설치도 예정돼 있다.

행정구역은 달라도 천안 동면과 청주 오창읍 주민들이 공동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양 지역 주민들은 지난달 26일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동면에서 류제국 시의원, 공동비상대책위원장(주호응 이장단협의회장, 이현 주민자치위원장, 수남리 최병구 이장)과 청주시 오창읍 후기1, 2리 이장, 박정희 청주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병학 오창읍 후기리 이장은 동면에 대형 폐기물 매립장이 조성되면 오창 주민들이 직격탄을 맞는다이 문제는 청주를 넘어 세종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설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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