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충북협회, 쿼바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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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충북협회, 쿼바디스 !!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4.06.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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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개혁요구에 향후 진로 촉각
임광수회장의 결단이 운영개선 최대 관건
지난 19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사)충북협회 정기총회가 있었다.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엔 도내 국회의원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충북 출향인사들의 최대 조직인만큼 상징적 위상은 그만큼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매년 충북협회 정기총회나 신년교례회가 열릴 때마다 주최측은 긴장하게 마련이다. 꼭 언제부터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충북협회는 그동안 끊임없이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왔다. 올해 총회에서도 마찬가지다. 행사 내내 일부 참석자는 노골적인 비아냥을 나타냈고, 다수의 인사가 소위 눈도장만 찍고 행사장을 떠났다. 행사 내용도 17대 국회의원과 최근 새로 임명 내지 선출된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감사패 전달이 절대적(?) 의미를 차지했다. 충청북도 이종배 기획관리실장이 신행정수도 추진과정을 설명했지만 이날 정기총회가 명분있으려면 적어도 최근 국민투표 문제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충북의 입장을 알리는 '성명서' 정도는 채택해야 했다는 여론이 많았다. 이날 행사와 관련해 한 인사는 "만나서 밥먹으면 끝"이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충북협회에 관한 논란을 짚어봤다.

19일 총회에서도 한가지 확실한 현상이 나타났다. 참석자 대부분이 연로하다는 점이다. 60, 70대가 대부분이었고, 30, 40대는 국회의원보좌관이나 고위 인사 수행원들이 고작이었다. 충북협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단체의 노년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일부 인사는 아예 '경로당'으로 표현했다. 이들 대부분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사임엔 틀림없지만 이같은 연령의 편식현상은 이 단체가 충북을 대변하는데 한계로 인식되고 있다. 단순한 친목단체라면 몰라도 협회 스스로 천명하는 것처럼 '충북의 대변자'임을 자임하기엔 당장 분위기부터 헷갈리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40, 50대들의 외면은 충북협회의 위상을 깎아 내리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한 참석자는 "그래도 몇 년전만해도 서로 불만은 있었지만 잘 나가는 사오십대 인사들이 행사장에 나타났다. 그런데 요즘엔 아예 이들이 사라진 느낌이다. 개인별 사정이 있겠지만 참석 자체를 기피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아버지뻘되는 분들만 모여드는 행사장을 어디 부담가서 찾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협회 때문에 되레 피해의식?

그는 충북협회가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총회나 신년교례회 등 특정 행사에 누가 참여하고 무슨 내용이냐는 사실 문제가 안 된다. 어차피 이런 행사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문제는 충북협회가 출향인사들을 정서적으로 얼마나 응집시키냐는 것이다. 회원들에게 전적으로 호응받는 조직이라면 충북협회 존재 자체가 큰 의미를 띤다. 이를 중심으로 충북인들이 친목을 나누며 현안에 따라 충북을 대변하면 된다. 이것이 무너지고 있다는게 큰 문제다. 이를 더 냉정하게 표현하면 출향인사들의 구심점이어야 할 협회가 되레 특정인, 특정 세대에게 피해의식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체제개혁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것이다."

충북협회는 상근직원을 두면서도 그 흔한 홈페이지조차 없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아직 필요성을 절감하지못하기 때문"이라며 조직의 분위기를 지적했다. 이처럼 충북협회가 시대적 추이에 반함으로써 화살은 줄곧 임광수회장에게 쏠린다. 임회장은 지난 85년 회장을 맡은 후 지금까지 연임을 계속해 왔다. 그렇다보니 '장기집권'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밖에 없었고, 그럴 때마다 협회운영이 항상 도마위에 올려졌다. 임회장은 지난해 3년임기의회장에 연임됐기 때문에 임기를 채운다면 무려 21년이나 충북협회를 이끌게 된다. 임회장의 장기체제에 대해 그동안 몇 번의 구체적 반발이 있었다. 3, 4년전엔 한 때 대통령후보로도 나섰던 진천 출신 이병호변호사를 주축으로 소위 '무혈 쿠데타'가 도모됐으나 임회장의 강력한 입지에 무산됐다.


말로만 변화요구하는 젊은층이 더 문제


또한 충북협회를 상시적 여론광장으로 전환키 위해 일부 소장파들을 중심으로 XX청년위원회, XX광장 등의 기구설립이 모색되다가 역시 추진력 미흡으로 유야무야됐다. 지난 19일의 총회와 관련해서도 일부 인사가 일종의 반기를 들 것을 암중모색하다가 구체화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참석자는 "협회의 운영이 변해야 한다는 것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서도 막상 행동하는덴 아주 소극적이다. 뭔가 문제의식을 갖다가도 그냥 체념해 버린다. 협회나 충북발전을 위해 아주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적극적이지 못한 젊은 사람들도 문제다"고 꼬집었다. 이 인사는 충북협회의 각종 행사에 대해 "비전이 없고, 장소가 없고(세종호텔 행사장의 협소함을 의미), 재미가 없고, 젊음이 없고, 선후배간 우애와 응집력이 없다"며 5무론을 폈다. 19일 총회 때도 뒷좌석에 앉은 인사들은 시종 불편한 심기를 보이여 일부는 행사진행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40, 50대에 대한 비판도 많다. 이들이 뒤에서 말만 만들어 내 오히려 조직의 화합을 깬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지금 참석하는 노인들도 젊은 시절에는 나오지 않던 사람들"이라고 운을 뗀 후 "세대간 갈등을 부추길게 아니라 무슨 할말이 있으면 당당하게 나와서 얘기하라"고 주문했다. 협회 일각에선 충북협회 건물의 임대차관계, 임원진 구성, 사무실운영비 등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을 제기하며 불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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