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섭단체로 '왕따'..서러운 민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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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섭단체로 '왕따'..서러운 민노당
  • 충북인뉴스
  • 승인 2004.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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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섭단체로 여야협상서 ‘왕따’
국회대신 농성·거리시위로 발길
기존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과 특권을 깨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민주노동당이 등원 한 달만에 한계와 설움을 실감하고 있다. 원내 3당이지만 교섭단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여야 협상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데다, 정부 쪽으로부터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초 꿈 꿨던 입법활동보다 농성과 거리시위에 나서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여야 협상에서 소외=민주노동당은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1석도 확보하지 못한 데 이어, 10명의 소속 의원이 애초 원하는 상임위에 모두 갈 수 있을지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심상정 의원은 2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에서는 (민주노동당에) 윤리특위위원장을 주자는 얘기가 있었는데, 중진들이 ‘버릇 나빠진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하는 상임위 배정마저 해주지 않는다면 상임위 불참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김선일씨 피납·살해 사건에 대한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는 권영길 의원이 질의자로 정해졌다가 한나라당의 극력 반대로 취소되는 수모도 겪었다. 또 김씨 피살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가장 먼저 요구해 놓고도 특위 구성 등 여야 협상에는 전혀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

최순영 의원은 최근 열린 당 중앙위원회에서 “비교섭단체라는 이유로 모든 것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돼 서럽고 화가 난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정부도 무시=지난 1일 현애자 의원은 ‘장애인이동권연대’가 서울 여의도에서 연 집회에 참석한 뒤 회원들과 함께 국회 정문을 통과하려다 ‘시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경찰에 3시간 동안 제지당했다. 이로 인해 현 의원은 이날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민주노동당은 2일 영등포경찰서장의 처벌과 행정자치부 장관의 사과를 공식 요구했다.

지난 6월30일에는 권영길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소말리아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 선원 3명의 조기 송환에 노력해줄 것을 외교통상부에 촉구했다가, 이미 그 시간 선원들이 석방됐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머쓱해한 일이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선원들이 석방된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공식 입장을 발표할 때까지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내부 지시가 있어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 의원 쪽은 외교부에 허위 보고의 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국회의장 명의의 서면 질의서를 2일 보냈다./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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